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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우리 가족은 모두 창원에 갔다. 개인사라 정확히 밝힐 수는 없으나, 어찌되었든간에 이틀간 창원을 기점으로 통영 그리고 거제도에 놀러갔다.
KTX를 타고 창원 중앙역에 도착했다. 국내 지방 여행이 오랜만이라서, 그리고 왠지모를 이상한 떨떠름함 때문에 달갑지 않은 즐거움?을 느끼며 우리는 시내로 들어갔다.
창원중앙역은 작지만 많은 사람들의 흔적이 느껴졌다. 창원은 계획도시이다. 계획적으로 산업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도시라 그런지 아버지께서 주중에 창원쪽에서 일하시고, 다른 가족들은 타지방에 거주하다가 주말에만 만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창원이라는 도시를 여행 목적으로 방문하는 사람들은 없지만 이런 연유로 상당한 인파가 느껴졌다.
KTX역에서 시내로 들어가기 전, 사진.
나는 수도권에 사는(.. 정확히 말하면 독일 중부지방 어딘가의 시골에 사는) 우물 안 개구리라 그런지, 지방은 사실, 아무것도 없을 줄 알았다. 나의 무지함을 후회했다. 이곳은 독일의 시골이 아니었다. 아래 사진은 '창원종합상가'라는 소간판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싶어 찍은건데, 창원 사는 어느 누군가가 이 사진을 찍는 나를 보았다면 문명과 동떨어진 아이가 창원에 놀러온 줄 알았지 싶다. 하늘 그리고 공기때문인지 필터를 씌운듯 해보이는 레트로리시한 사진.
창원은 번화가? 축에 속하는 곳이 상남동과 중앙동으로 나뉜다고 한다. 개인 업무로 인해 창원 중앙동쪽 비지니스 호텔로 숙소를 잡고 움직였다.
#생선국 #창원맛집 #부엉이할배집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101-1
점심으로 우리 가족은 생선국을 먹었다. 우리 아버지께서 현직에 종사하신지 근 10년간 창원 출장을 오면 한 번도 빼놓지 않고 방문했다는 곳이다. 식당이름은 부엉이 할배집이고 아주 오래전에는 할아버지께서 직접 운영하시다, 지금은 여자분(며느리라 추측된다.)이 운영하신다. 그날 새벽 통영, 마산 등 주변 바다에서 갓 잡힌 생선으로 깨끗하고 시원한 생선국을 끓여주신다.
할배집의 묘미는 다름아닌 맛깔나는(?) 밑반찬이 아닐까 싶다. 수도권개구리라 그런지 마늘쫑무침에 고춧가루 양념이 들어간 걸 처음 맛보았다... 개꿀맛! 그리고 내 사랑 갈치조림이 너뮤너뮤너뮤 맛있었다. 반건조 갈치로 양념을 베어 짭짤한 맛이 속살까지 스며들어있는 건 바로바로 천국>.<
생선국도 두 말 할 것 없다. 생선국을 먹기 전 사장님껫 직접 만드신 막걸리 식초를 휘리릭 뿌려주면 생선국의 시큼한 생선 비린내가 싹 잡힌다. 국에 있는 미나리, 톳 등 야채와 국물을 먹으며 연신 감탄하다 보면, 안에 생선이 들어가 있다. 생선은 제철 생선이라 항상 다르다고 한다. 내가 먹었던 생선이름은! 또 까먹었다.. 역시 난 금붕어ㅠ 여하튼 밑반찬 한번, 생선국한번 밥 한숟갈 크으게 먹다 보면 밥 한공기는 꿀꺽 하는 맛이다.
생선국을 낡아 떨어질것 같은 스타일의 냄비에 올려주시는 것도 뭔가 있어보였다. 더 분위기 있게(?) 먹을 수 있음.
내 티스토리 게시글을 한두개만 봐도 눈치챌 수 있다. 사고뭉치가 얼마나 사진고자인지;
(눈에 보이는 사진보다 맛있습니다)
....
각설하고, 밥을 먹고 배가 통통해졌으니 우린 여행을 가기로 한다. 어디로?
거제도로~
#거제도.
거제도로 슝슝 달리다보니 한두시간 내로 도착했다. 창원에서 거제도를 갈 때 거가대교 해저터널을 이용했다. 해저터널이라고 해서 아쿠아리움마냥 터널을 슝슝 달리면 상어도 보이고 돌고래도 보이고 가오리도 보일 줄 알았는데 나의 상상의 나래가 과했다는 것을 알고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거가대교는 공모함 크기의 초대형 함체 18개를 바다 속에 가라앉혀 차례로 연결시킨 해저터널이다.
정확히 말하면 창원- 부산- 거제 루트로 감.
사진은 거가대교와 관련 없으나 그냥 달리는 차안에서 찍어서 올림.
거제도에 도착해서 우리가 간 곳은 바로
#바람의언덕 #거제도
입니다.
아버지께서 가족여행 사전조사를 하셨는데 창원에는 놀 것이 없다고 해서...그럼 주변 어디갈까 하고 조사해보니 거제도 바람의 언덕이 가장 나은 선택이라고 했다. 사실 여름에 정말 많이 가는 관광 방문지라고 하나, 우리 가족은 특별하니까. 겨울에 방문해서 사람이 많이 없이 한산하게 바람의 언덕따위! 뿌셔버리게 되
었 은 무슨.
겨울에도 인파가 모였다. 물론 여름보단 덜하겠지만 그래도 많았다.
바람의 언덕은 우리가 이틀간 방문했던 곳중에 가장 좋았다. 공기가 상쾌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미세먼지 뿜뿜한 악마의 기관지를 가지고 거제도에서 필터링,힐링한 기분이었다. 거제도야 미안해ㅠ
우리는 전망대 1과 전망대 2까지 올라갔지만, 대체 왜 '전망'대인지 알 수 없었다. 나무가 무성해서 시야가 확보되지 못해 아쉬웠다. 그래도 상쾌한 피톤치드와 대나무숲과 귀여운 멍멍이를 만나서 즐거웠다.
바람의 언덕에서 맘껏 바람과 공기를 느끼고, 유명하다는 유자빵?을 먹어보려 했지만, 저녁의 만찬을 기대하며 과감히 패스.
차를 타고 한산도로 갔다. 차로 5분 거리.
#한산도.
한산도란 뭉치에겐 그저 조선시대 이순신 장군의 playground쯤이었다. 그 유명한 학익진 전법으로 한산도 앞바다에서 조선 수군이 왜를 무찔렀던 그런 곳이라고 그저 시험을 위해서 달달 외웠던 기억이 났다. 한산도를 직접 가보니 생각보다 작았다. 부산 해운대처럼 광활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협소했던 것 같다. 그만큼 물살이 센 곳이란 뜻이겠지...? ㅇ.ㅇ? 한산도를 제대로 느끼려면 배를 타고 낚시를 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거제도를 다 뿌셔버리겠어! 라는 굳은 의지는 잠시 접어두고 정말 힐링을 위한 여행이었기에, 육지에서만 바라보고 말았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아직 많으니.
그러나 한산도는 배를 타고 들어가 보이는 뒷부분이 더 절경이라고 한다.
아빠의 뒷모습.
제목: 고독한 남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시 창원으로 돌아가다가 노을이 지는 걸 보았다.
해가 능선사이로 떨어지면서 붉은 하늘을 그리다가, 완전히 떨어지기 바로 직접 이야아아아아압! 하고 자기가 가진 모든 에너지를 쏟아낸다. 산 사이에서 하늘을 향한 환한 빛줄기가 내 감정을 더 복잡미묘하게 만들었다.
있는 대로 여유를 부린 우린, 날이 저물어 창원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회 너란 아이를 뿌!시!러! 갔다. 히히
#창원맛집 #제일횟집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100-6
위치가 위치인지라, 비지니스횟집이 되어버린 곳. 그러나 개의치 않고 비지니스인척 각자 따로 들어가서 다같이 푸지게 먹고, 다시 따로 나왔다고 한다. ㅋㅋ
1층 안쪽방으로 예약을했다.
보통 모듬회 대짜(포스팅때문에 국립국어원에 검색해보니 대자가 아니라 '대짜'가 표준 표기법이였다. 충격과 공포..)는 9만원 선, 중짜는 7만원 선이다. 돌돔, 감성돔, 볼락, 노래미(놀래미), 광어, 가을 전어, 이시가리 등 없는게 없는 곳!
우리는 줄돔과 이시가리. 볼락 회와 볼락구이, 매운탕, 생선미역국을 먹었다. 이거 다먹고 배불러 펑 터질까 배잡고 잤다는 말도 안되는 죠크...
와 근데 말도 안되는게 서울에서 이정도 프레시한 회를 이정도 양을 후루룩 흡입하려면 최소 20만원은 넘어갈것 같았다. 심지어 볼락(뽈락)은 서울에선 먹지도 못함...경상도에서 쩰류 좋은 회는 창원으로 온다더니 이거슨 리얼! 역시 경상도! 경상도 더 럽...♥
뭉치는 고기파보단 해산물파이다. 서울에서도 2만원부터~50만원 선 고깃집도 가봤지만 여기가 더 맛있었따ㅠㅠㅠㅠㅠ거기에 뽈락 구이랑 뽈락회....ㅠㅠㅠㅠㅠ 그리고 과메기...하ㅠㅠㅠ 뭉치는 여기에 눕습디다...ㅠㅠㅠㅠㅠㅠㅠㅠ
가족이 셋이라 두 당 두마리씩 통통한 뽈락 구이 여섯 마리.
제일 횟집은 찬으로 나오는 미역국보다 매운탕이 훨씬 더 맛있다고 뭉치아빠가 강강강강추를 하셔서 미역욱은 맛만 보고 매운탕을 먹어봤다. 매운탕에 마라를 뿌려 먹는데 독특한 맛이 났다. 물론 맛있는 독특한 맛!
우리 가족은 배가 남산보다 더 커진 채로 숙소에 들어왔다. 오랜만에 반신욕도 하고 따땃하게 큰 방 큰 침대에서 자니 개꿀잠 역시 뭉치는 잠탱이.
그리고 다음날 아침 7시부터 슉슉 움직여 통영으로 넘어간다.
통영 커뮝~ 쑤운.